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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로 향하는 꽃길_태백 분주령  +   [강원도]   |  2009/08/23 11:30

 

하늘로 향하는 꽃길-태백 분주령 (8/19 산행)


글/사진:이종원

 

(사진:헬기장 부근 마타리군락지)

 

  로마병정을 연상케 하는 보라색 투구꽃, 노란색 비행접시 마타리, 줄기를 째면 오줌냄새가 난다는 노루오줌, 금방이라도 맑은 소리를 낼 것 같은 두메잔대 등 분주령은 신기한 야생화들이 서로 경쟁을 하면서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8월 중순 수많은 꽃 중에 가장 눈에 들어오는 꽃은 동자꽃이다. 초록을 배경 삼아 피어낸 진한 주황색이 강한 어필을 한다. 쌈박한 여인네의 분위기인데 어찌 동자꽃이라는 이름을 가졌는지 모르겠다.

 

늘씬한 처자가 붉은 연지를 입에 물고 명동거리를 활보하는 여인네의 건강한 꽃처럼 보인다.  이쯤되니 식물도감을 가져온 아이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꽃이 분주하게 핀 것인지 아이들 손놀림이 분주한 것인지 여름분주령은 이래저래 바쁜 삶을 이어간다.

곰배령과 더불어 우리나라 야생화천국인 분주령은 여름산행코스로 최고다.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 126만평이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지천에 야생화로 덮여 있으며 희귀 조류와 양서류의 집단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산행은 두문동재(1268m)부터 시작해서 금대봉, 고목샘, 분주령, 검룡소, 안창죽마을로 내려가는 코스가 최적이다. 두문동재는 매봉산(1,303m)에서 금대봉((1,418m)과 은대봉(1,422m)을 거쳐 함백산(1,572m), 태백산(1,567m)까지 이어진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고개다. 옆 고개인 있는 만항재(1330m)가 우리나라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고, 두문동재가 그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산행이라고 해봐야 두문동재 9부 능선부터 시작해서 경사가 완만한 임도를 따라서 타박타박 花山유람을 하면 그만이다. 9부 능선부터 산행을 시작하니 '등산'이라기보다도 하산만 하는 '얌채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두문동재 등산로 입구에서 산림청 관계자로부터 간단히 주의사항을 듣고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까지 올라온 풀들을 밟으며 태백의 꽃향기를 맡으며 자연에 몸을 맡기고 타박타박 걷는다. 20여분쯤 대지를 밟는 기쁨을 만끽하면서 걷다보면 시야가 확 트인 금대분지가 나온다. 헬기장주변에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가득하다.

 

출렁거리는 산줄기를 배경으로 바람에 파르르 떨고 있는 야생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근사한 시 수를 보여주고 있다.

 

  7월 두문동분지의 주인이 하늘거리는 범꼬리였다면, 8월의 주인공은 둥근이질풀이다. 강렬한 핑크색이 만들어낸 애 둘 달린 유부남을 고혹적으로 유혹한다. 못된 이질병에 탁월한 효과까지 있으니 얼굴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꿩의 다리처럼 생겼다는 산꿩의 다리. 꿩의 다리를 한번도 보지 못한 내게는 꽃보다는 실제 꿩의 다리가 더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두문동 분지의 궁궁이 군락지

하늘로 향하는 꽃길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금대봉. 꽃이름처럼 참 예쁘다. 함백산쪽에 은대봉이 자리하고 있다.

 마타리 군락지

 로마병사의 투구처럼 생긴 투구꽃. 백두산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이질풀 군락지와 백두대간

 이질풀 군락지

 천상의 화원에서 백두대간 산줄기를 바라보며

 보랏빛 향기 그윽한 모싯대

까치수염. 어린 풀은 나물로 먹는다고 한다.

북실한 털이 부드러운 노루오줌

별처럼 예쁜 흰바디나물.

일단 숲으로 들어가면 더 이상 모자가 필요 없을 정도로 나무가 빼곡해 더위를 느낄 틈도 없다. 반도의 등뼈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것도 의미 있는데 개줄 같은 핸드폰도 이곳에는 무용지물이라니 괜히 통쾌하다.

 

 

 비탈길로 조금 내려가면 고목나무샘을 만나게 된다. 1평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샘 한 귀퉁이에는 ‘한강의 발원지’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이 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다시 검룡소 바위에서 솟아나 임계를 거쳐 정선과 영월, 제천, 단양, 충주, 원주, 여주, 양평, 팔당, 김포를 거쳐 514km의 긴 항해를 마치고 서해에서 그 생을 마치게 된다. 거대한 한강의 출발지가 이 조그만 샘물이라고 생각하니 엄마 뱃속의 태아처럼 보여 신비감마져 불러일으킨다.

졸졸 흐르는 물을 컵에 고이 담고, 성배에 담겨진 성수처럼 거룩하게 마셔본다. 태고의 신비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와 내 몸으로 스멀스멀 퍼진다. 주변을 살펴보니 포탄에 맞은 것처럼 움푹 패여 있었다.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지반이 약해져 땅이 꺼진 것이다. 제법 무게가 나가는 나는 조심스레 약수터를 벗어났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되고 싶지 않거든.....

 

고들빼기. 달갈모양의 꽃봉오리가 이렇게 예쁜 꽃을 만들어낸다. 어린잎으로 고들빼기 김치를 만들어 먹는다.

쥐손이풀

 두메잔대. 처음엔 금강초롱인줄 알았는데...잔대라고 한다. 꽃이 피면서 잎은 사라진다고 한다. 연한 보라색이 어찌나 청순한지.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생으로 먹거나 해독제로 쓴다.

두뫼잔대

 

잔대

 

 참취.

꿩의다리

 여우오줌

 

 단풍취

  하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 덕분일까. 이글거리는 태양도 이 숲 앞에는 여지없이 나가떨어진다. 다래와 머루 등 넝쿨식물도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하늘을 찌를 듯한 활엽수와 어린아이 몸뚱이만한 관중은 마치 쥐라기 공원에 들어온 착각에 빠진다. 오랜 세월 동안 낙엽이 떨어져 쌓인 부엽토 길은 질 좋은 카페트였다. 신발을 내던지고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이 마구 인다. 새콤한 산딸기 한 알을 입에 넣었더니 새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피나물

 피나물 수술

 

활엽수림만 빼곡한 것이 아니다. 쭉쭉 뻗은 낙엽송 군락이 여행자의 발목을 잡는다. 한 시간여 숲터널을 벗어나면 인진쑥으로 뒤덮인 초원지대가 나온다. 얼굴만한 크기의 어수리 군락이 비행접시처럼 둥둥 떠다닌다. 향기 짙은 쑥내음이 코끝을 후벼 판다.

 

천연 허브밭이 있는 곳이 바로 태백의 안창죽마을에서 정선의 백전마을로 넘어가는 분주령이다. 태백에서 정선으로 넘어가면서 우리 선조들은 허기와 외로움에 지쳐 정선아리랑을 불러 제켰는지도 모를 일이다.


분주령에서 검룡소로 내려오는 등산로에는  짚신나물 군락지가 있다.

푹산한 부엽토길. 쭉쭉 뻗은 낙엽송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원시림이다.

개미취. 높은 산 습지에서 자라는 개미취. 벌개미취보다 꽃잎이 자유분방하다.

 

개미취

 개미취꽃밭을 거닐며

벌개미취 군락지

구릿대 꽃길을 지나며~원시림중에 원시림

  분주령에서 직진을 하면 또 하나의 꽃천국 대덕산이 나온다. 다음 산행코스로 찜을 해두고 아쉬움은 분주령에 묻어 두고 하산길에 나선다. 간신히 몸하나 빠져나길 수 있는 좁은 길이다. 살갗에 닿은 풀의 느낌이 좋다. 내려 갈수록 물은 보이지 않고 물소리만 커진다. 지하로 흐른 물이 바위틈에서 솟아난 것이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물이 차가워 10초 이상 손을 담그기 힘들 정도다.


개울을 건너 검룡소 들어가는 숲길 초입은 늘씬한 나무가 도열하고 있다.

 꽃빛승마가 있는 낙엽송길. 검룡소 가는 길에 피어있다.

 검룡소는 울창한 숲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 지름 5m 정도의 조그만 웅덩이에서 하루 2천 톤의 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잔잔한 샘처럼 보이는데  아래쪽으로 쏟아지는 수량은 실로 대단하다.이 물은 금대봉의 고목나무샘, 제당굼샘, 물골의 물구녕, 예터굼의 굴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모여 다시 솟아난 것이다.

1987년 국립지리원이 공인한 한강의 발원지로  이 물줄기가 514km의 긴 여행을 하면서 서해로 빠져들게 된다.

 4계절 수온이 항상 9도를 유지하는 물은 마른 적이 없으며  한국의 100대 명수로 선정될 정도로 물맛이 좋다. 지하에서 솟아난 물은 한강의 발원지답게 용트림 폭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서해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와 연못에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 친 흔적이라고 한다. 힘센 물줄기와 바위에 붙어 있는 초록 이끼가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검룡소가는 길에서 만난 개망초군락지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안내석

 

*태백의 맛집-너와집

 

 태백시청 부근에 있는 한정식집 너와집. 아파트촌 사이에 120년된 너와집이 자리하고 있다.태백시 백산의 큰 번지골 산속에 있는 집을 해체하여 옮겨온 것으로 현존하는 너와집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보존상태가 뛰어나다.

 가운데 엄청 큰 대청마루를 기준으로 5칸의 방이 둘러있다. 천장에 구멍이 뚫려 있어 별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문 입구 오른쪽은 외양간과 소여물통이 있어 소와 함께 살아간다. 외양간 2층은 다락으로 운치가 있다.

 특이한 것이 고콜이라고 불리는 벽난로다. 산속에 있기에 창문이 작아서 방이 어둡기에 저 난로에 송진묻힌 관솔을 피어 불을 밝히게 된다. 전등역할과 난로역할을 동시에.... 연기가 위로 빠지도록 공간을 위해 모서리에 배치한 것이 특이하다.

 

 내가 본 너와집 중에서는 가장 크고 보존상태가 뛰어나다.

 

 

한정식이 무려 1만 7천원. 이중에서 7천원은 집구경 한걸로 치면 마음이 편하다. 어쨌든 더덕구이, 각종 나물과 짱아찌 등 강원도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너와정식 17,000원, 너와정식(돌솥밥 20,000), 너와정식(돌솥밥, 갈비찜 25,000원)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정 100곳에 선정되었다. 033-553-4669

 

 

 

* 분주령정보

 

분주령은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끊이지 않는다. 식물도감을 펼쳐 놓고 꽃을 관찰하면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두문동재에서 검룡소까지 넉넉잡고 3시간 30분이 걸리며 그리 힘든코스는 아니다.

 

단체버스로 왔을 경우 두문동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검룡소로 하산하면 된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차를 두문동재에 주차하고 고목나무 샘까지 다녀오면 좋다.(왕복 1시간 30분) 아니면 검룡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검룡소-분주령-대덕산-검룡소 꽃기행도 권할만한다.

 

 

 

여행정보(지역번호 033)

 

찾아가는길/ 

서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38번국도-영월-석항-증산-사북-고한-두문동재 (3시간 소요)

 

음식/

실비식당(황지동 소고기 552-2063),초가(문곡소도동 한식 581-4114),마당쇠닭갈비(닭요리 황지동 553-3636),태백순두부식당(순두부 553-8484)

 

숙박/메르디앙호텔(삼수동 553-1266), 스카이 호텔(문곡소도동 552-9977), 트윈스모텔(삼수동 553-8080), 대우모텔(삼수동 552-3133)

 

 

주변명소

 

만항재(해발 1,330m로 우리 나라지방도 중 최고 높은 도로이며 함백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좋다.), 구문소(고생대 지질탐방로와 화석 수목 전시실을 갖추고 있어 자연의 신비체험과 학습장소로 좋다.), 용연동굴(동굴산호, 종유석, 석순, 유석등이 많고 길이 130m의 대형광장을 갖추고 있다.), 추전역(해발 855m에 위치한 추전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역이다. 인근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정암터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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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배령 수정꽃의 눈물  +   [강원도]   |  2009/08/22 09:53


 

수정꽃의 눈물

 글,사진:이종원

 

 

곰배령. 희뿌연 안개 뒤로 설악산 윤곽이 아스라이 잡히는 곳이다.

백두대간이 만들어낸 오묘한 풍경에 다리가 풀려 그만 주저 앉아버렸다. 작은 돗자리에 축축한 엉덩이를 붙이고 매서운 산바람에 오들오들 떤다. 황홀한 풍경에 취하기도 하고 접시모양의 꽃(어수리)들과 마음껏 교감하고 있었다.

'이곳이야말로 작은 우주야~비행접시가 막 날아다니잖아.'

자리에서 막 일어나는 순간 내가 만난 최고의 꽃을 보게 되었다 단순한 꽃이 아니라 영롱한 아침이슬을 머금고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작은 물알갱이들이 공중을 유영하다가 꽃을 만나면서 수정처럼 부풀어 올랐고, 그것이 이내 커지면서 눈물 한방울 떨궈 내고 있었다.

숨 한번 제대로 내쉬지도 못하고 조심스레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잘못 움직이다가 저 구슬들이 와르르 쏟아질까봐 몸도 마음도 조심스러워졌다.

셔터를 누르려니 미묘한 바람이 불었고, 그에 대한 화답일까 파르르 떠는 꽃에 도무지 핀을 맞출 수 없었다. 여러 컷을 눌렀는데 그나마 핀이 어정쩡하게 맞은 것이 바로 위 사진이다.

10컷 찍었을까  저 너머 설악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영롱한 보석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야속한 바람을 원망하면 무엇하리.

탐욕이 바람에 사라지듯 혹시 내가 이런 허상을 쫒으며 살아왔는지 잠시 돌아본다.

 

누구나 쉽게 만나는 장면일지 몰라도 내게는 소중한 체험이고, 참 맘에 드는 사진이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면 나만의 아집이요, 지나친 자찬일까.

 

예전엔 곰배령 가기가 참 힘들었다. 사전에 예약을 해야하고 기린면의 뭐 산림청분소에 신원조회까지 받아야한다. 내가 소속한 모놀 동호회에서 신청했는데 거의 성사될 단계까지 갔다가 무산된 적이 있었다

"모놀이 무슨 뜻이어요."

"'모여서 놀자'입니다"

"죄송합니다. 안됩니다. 산악단체는 입산시킬 수 없습니다. "

"저희는 산악단체가 아닌데요."

"모여서 놀면 산악회보다 더 위험해요."

 

이런 젠장알~마지막에 내가 큰 실수를 했다. 모놀의 뜻을 얘기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곰배령이야말로 꽃을 알고 느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꽃 초지를 거닐만한 자격이 있다. 어째튼 나는 그런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그저 꽃술의 꽃가루처럼 살짝 묻어서 이번에 곰배령을 가는 행운을 잡았다.

무박산행이라

나름대로 전략을 짰다. 차에서 푹 잠을 자야 좋은 체력을 유지하고 산을 오를 수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술을 잔뜩 마시고 차에서 푹 자자.' 그런데 그것이 잘못된 전략임을 오래지않아 깨달았다. 술기운이 잔뜩 올라 더워서 버스에서 잠을 청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은 눈은 감은 채 운전하면서 인제까지 갔다.

그나마도 마지막 비포장길에 들어서는 눈에 확 떠졌다. 맨 뒷자리야말로 말타는 기분이었다. 일본가는 배에도 꼬박 12시간이나 멀쩡한 내가 그 짧은 20분에 속이 울렁거렸다는 애기.

버스 헤드라이트가 비춘 자리에서 먹는 아침식사는 꿀맛이다.  춘천에 사는 분이 강원도에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육개장을 준비하셨다는데 감사와 죄송스러움이 한데 어우러져 진한 사랑마져 느껴진다.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몸이 따뜻해진다.  그러고보니 아침은 술깨는 해장국이다. 몸이 후끈 달아올라 산에 오를때 잠바를 가져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놔두고 올라갔다.  곰배령에서 눈물나도록 후회~

 

긴산꼬리풀

4시에 산행시작. 헤드램프를 비추고 산을 오르는 일행은 구렁이가 산을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개인이 모여 집단이 되고 그것이 뭉쳐 묘한 생명체가 되었고 강력한 힘과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칠흑같은 어둠이야말로 오로지 눈앞에 1m 길에만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 어둠이야말로 낙오되지 않는 놀라운 힘이다.  나중에 하산할때 왜 그리 힘들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이 길었는지 모른다.

산을 오르면서 날은 밝아지고 꽃들도 아침이슬로 세수를 하고 상큼한 자태를 보여준다.

 

동자꽃. 다른곳에서 본 것보다 꽃이 무척이나 크고 싱싱하다.

 #1 꽃이름 아는 분?

곰취. 봄에 입맛이 없을 때 알싸한 곰취를 펼치고 맨밥에 얹고 된장를 한움쿰 싸서 먹으면 끝내주는 바로 그 곰취가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울줄이야.

 

모시대.

도라지꽃과 흡사. 청순가련형에다 순박함까지 보인다. 딱 내 취향.

 비가 조금 내려야 이렇게 싱싱한 꽃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가운데 모시대는 다이어트를 좀 했네.

활짝핀 꽃보다 이런 꽃 봉오리가 더 맘에 든다.  만개하기 전에 어떻게 필까 고민하는 흔적이 보인다.

여로.  한때 전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여로'라는 드라마와 이름이 같다. 독성이 많다고 하는데 꽃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전해진다.

나뭇잎이 단풍잎 닮았다고 해서 단풍취.

 

 단풍취 꽃

깊은 산 속 국립공원이란 빗돌을 세우지 않았다면 우린 이런 아름다운 꽃을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꽤 무거웠을텐데~ 등에 이것을 이고 온 일꾼은 지금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참취라고 들은 것 같은데....꽃이 아주 세련되었다.  천성적인 센스쟁이.

 #3 오리방풀

 동자꽃 군락. 초록에  짙은 주황색이 강렬.

까치수염. 꽃이 함빡 피면 고개를 떨구는데 아직 수염이 덜 난 것 같다. 잎이 찻잎 같다. 

갑자기 큰집 할아버지 수염이 생각난다.

 #5 참취

이질풀. 풀 전체가 지사제로 쓰인다는데 특히 이질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이질풀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단다. 강렬한  핑크빛 붉은 심줄이 아주 도발적이다.

난 원래 핑크빛에 약해~

 동자꽃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6 종덩굴 씨방...여고생처럼 청순한 꽃이 나이먹으면 이렇게 할미꽃처럼 보이네.

저 꽃에 검은 교복을 입히면 일본 만화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쯤 돼보이지 않나 싶네.

 #7

 #8

 #9

 말나리. 도도한 여인네.

 참취

어수리군락. 비행접시처럼 보였음

 #10 개시호....별꽃처럼 균형이 잡혔다.

 작은 꽃일수록 찍기 힘들다. 하도 힘들어서 잡고 찍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수정꽃'이라고 불리우는 개시호.  부르긴 누가 불러. 내가 불렀지.

포도송이 닮았다.

 

 

#11  수리취

샤워기..찬물이 쏟아질 것 같아

 

 #13 꽃이름 아는 분?

#14 서덜취

 이질풀

 #15 나비나물. 동백잎처럼 윤기나는 잎을 가지고 있으며 보랏빛 꽃색이 참 강렬하다. 어찌 나비라는 이름을 얻었을까

#16 말나리. 자주색 반점이 키포인트 

산에서 내려오니 안개가 걷혔다. 너무 피곤해 도무지 서 있을 힘조차 없다.

작은 돗자리를 꺼내 펼치고 나무기둥을 베게삼아 잠이 들었다.  '선녀가 나타나면 마지 못해서 따라가야지.' 그럼 옷이라도 하나 벗어 둘까....집어 갈 수 있도록...이런 쓸데 없는 공상을 하면서 한심스럽게 미소 짓는다.

주변에  흙을 파헤친 흔적을 보니 등골이 오싹. 선녀는커녕 멧돼지가 튀어나오면 어쩌지.

고개마루를 넘나드는 바람이 내 속살을 파고 든다. 반팔옷에 우비로 간신히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제서야 버스의자에 두고운 등산잠바가 아른거린다.

버스에서는 더워서 못자고, 지금은 추워서 못 자고~~불쌍한 내 신세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도 그래도 잤다. 얼마를 잤는지 모른다. 냉기에 몸을 부르르 떨고, 떡 하나 입에 구겨 넣고 물 한모금 마시고 안개 걷힌 곰배령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왔다.

게의른 사자처럼~~

백두대간의 등뼈답게 곰배령은 황홀한 꽃밭이다. 영화 사운드오브 뮤직이 결코 부럽지 않다. 마음껏 휘젓고 다니고 싶은데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

 산상화원은 온통 꽃천지다.

 이질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멀리서 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이제부터 탐방객들이 산에 오른다.

 천상의 만남

 바람이 되어 고개를 넘고 싶다.

수천평의 초지로 이뤄어진 곰배령. 등이 굽은 곰배팔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곰배령이란 이름을 얻었다 다른곳은 모두 숲인데 이곳만은 초지로 된 이유는? 화전민이 아니면 바람이 나무를 넘어 뜨렸을까

하늘까지 걷힌다. 멀리 설악산 자락이 신령스럽게 펼쳐진다. 어디가 대청봉인가?

 이질풀과 긴산꼬리풀

이 사진이 조금 맘에 든다. 이질풀과 긴산꼬리풀

 

 어안렌즈를 끼워보았다. 지구는 둥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18 층층이꽃 . 이름그대로 아파트 처럼 생겼네..엘리베이터도 있고

 #19 마타리.

하늘 향해 두 팔 버리면서 찬양하고 있는 순박한 꽃. 네덜란드의 미모의 간첩 마타하리하고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네.

'마타하리를 누가 마다하리'

 

 #20

 

 

 

 #21 노루오줌.

백두산에서 노루오줌 군락지를 보았음에도 또 잊어버렸네.

물봉선화.

야간산행하면서 곰배령의 원시림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산하면서는 꽃보다는 숲을 보겠다고 결심.

어떤 꽃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으리.

10m도 못가서 그 결심은 허무하게 무너진다. 노루오줌

대한민국 최고의 원시림이 결코 과언은 아니다.

 

숲길이 너무 예뻐 포옥~ 안아주고 싶었다. 처음부터 길은 없었을 것이다. 수백년동안 약초꾼이 산을 헤메고 다니다가 풀이 죽어 길이 되었고..호기심 많은  강선마을 사람들이 고개너머 귀둔리로 넘나들면서 이 길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수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모여 길이 되었는데 발걸음이 줄어들면 당연히 길은 없어질 것이다. 그러고보니 곰배령 너머 귀래쪽으로 놓여진 길은 여태 온전할까

관중이 엄청 많다. 다라이처럼 엄청 크다.

 

 주라기공원을 거니는 것처럼 성큼성큼

울릉도 성인봉의 고비밭 다음으로 크다

 

죽은 향나무 흔적. 고목은 죽었지만 이끼가 아직도 나무가 살아있음을 강변하고 있다.

길가에 핀 말나리의 유혹.

 

4년전이나 홀로 취재와서 이 개울을 못봐서 산을 헤멘 적이 있었다. 무려 2시간을 산속에서 헤멨는데 나중에는 방향감각을 잃어 겁까지 덜컥났다. 핸드폰도 터지지 않고...간신히 그곳을 빠져나와 복기하듯 걸어내려왔는데 이 개울에 등산로가 연결된 것을 보고 분통을 터트린 적이 있었다.

지금은 이런 이정표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소와 담은 물론 곳곳에 폭포까지~

 

 부엽토 가득한 흙길이 나오고 늘씬하게 뻗은 삼나무 숲길을~~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사랑스런 숲길을 결코 잊지 말자.

곰배령에 걸맞는 예쁜 꽃푯말.

 

* 곰배령 생태체험프로그램

탐방구간:진동삼거리-강선마을-곰배령(편도 총 4km: 2시간 소요)

탐방인원: 1일 50명 내외로 제한

탐방신청: 입산 전일 18:00까지 신청한 자에 한함

(033-463-8166, 033-463-8167, fax 033-461-0450)

탐방안내원: 숲해설가/지역주민

탐방방법: 숲해설가와 지역주민 동행. 노란색 조끼 착용

 

*입산날짜 및 시간

1)4/16~5/15  수목금 9시,10시/ 토일 8시,9시,11시

2)5/16~10.31 수목금 9시,10시/토일 8시,9시,11시

3)12/16~1/31 수목금 9시/ 토일 9시,10시

 

*가는 길

서울-춘천간고속도로-동산톨게이트-중앙고속도로-홍천IC-44번국도-철정IC 우회전-451번 지방도 기림방면 방대교 삼거리에서 우회전-418 지방도 양양방면 조침령 터널 못미처 좌회전-진동리 (서울서 3시간 소요)

 

*맛집

세쌍둥이네집 산채백반 033-463-2321, 진동산채 033-463-8484, 설피산장 033-463-8153  진동막국수 033-463-7342

 

*숙박

세쌍둥이네집 033-463-2321, 꽃님이네집 033-463-9508, 방태산자연휴양림 033-463-8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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