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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로 향하는 꽃길_태백 분주령  +   [강원도]   |  2009/08/23 11:30

 

하늘로 향하는 꽃길-태백 분주령 (8/19 산행)


글/사진:이종원

 

(사진:헬기장 부근 마타리군락지)

 

  로마병정을 연상케 하는 보라색 투구꽃, 노란색 비행접시 마타리, 줄기를 째면 오줌냄새가 난다는 노루오줌, 금방이라도 맑은 소리를 낼 것 같은 두메잔대 등 분주령은 신기한 야생화들이 서로 경쟁을 하면서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8월 중순 수많은 꽃 중에 가장 눈에 들어오는 꽃은 동자꽃이다. 초록을 배경 삼아 피어낸 진한 주황색이 강한 어필을 한다. 쌈박한 여인네의 분위기인데 어찌 동자꽃이라는 이름을 가졌는지 모르겠다.

 

늘씬한 처자가 붉은 연지를 입에 물고 명동거리를 활보하는 여인네의 건강한 꽃처럼 보인다.  이쯤되니 식물도감을 가져온 아이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꽃이 분주하게 핀 것인지 아이들 손놀림이 분주한 것인지 여름분주령은 이래저래 바쁜 삶을 이어간다.

곰배령과 더불어 우리나라 야생화천국인 분주령은 여름산행코스로 최고다.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 126만평이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지천에 야생화로 덮여 있으며 희귀 조류와 양서류의 집단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산행은 두문동재(1268m)부터 시작해서 금대봉, 고목샘, 분주령, 검룡소, 안창죽마을로 내려가는 코스가 최적이다. 두문동재는 매봉산(1,303m)에서 금대봉((1,418m)과 은대봉(1,422m)을 거쳐 함백산(1,572m), 태백산(1,567m)까지 이어진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고개다. 옆 고개인 있는 만항재(1330m)가 우리나라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고, 두문동재가 그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산행이라고 해봐야 두문동재 9부 능선부터 시작해서 경사가 완만한 임도를 따라서 타박타박 花山유람을 하면 그만이다. 9부 능선부터 산행을 시작하니 '등산'이라기보다도 하산만 하는 '얌채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두문동재 등산로 입구에서 산림청 관계자로부터 간단히 주의사항을 듣고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까지 올라온 풀들을 밟으며 태백의 꽃향기를 맡으며 자연에 몸을 맡기고 타박타박 걷는다. 20여분쯤 대지를 밟는 기쁨을 만끽하면서 걷다보면 시야가 확 트인 금대분지가 나온다. 헬기장주변에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가득하다.

 

출렁거리는 산줄기를 배경으로 바람에 파르르 떨고 있는 야생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근사한 시 수를 보여주고 있다.

 

  7월 두문동분지의 주인이 하늘거리는 범꼬리였다면, 8월의 주인공은 둥근이질풀이다. 강렬한 핑크색이 만들어낸 애 둘 달린 유부남을 고혹적으로 유혹한다. 못된 이질병에 탁월한 효과까지 있으니 얼굴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꿩의 다리처럼 생겼다는 산꿩의 다리. 꿩의 다리를 한번도 보지 못한 내게는 꽃보다는 실제 꿩의 다리가 더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두문동 분지의 궁궁이 군락지

하늘로 향하는 꽃길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금대봉. 꽃이름처럼 참 예쁘다. 함백산쪽에 은대봉이 자리하고 있다.

 마타리 군락지

 로마병사의 투구처럼 생긴 투구꽃. 백두산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이질풀 군락지와 백두대간

 이질풀 군락지

 천상의 화원에서 백두대간 산줄기를 바라보며

 보랏빛 향기 그윽한 모싯대

까치수염. 어린 풀은 나물로 먹는다고 한다.

북실한 털이 부드러운 노루오줌

별처럼 예쁜 흰바디나물.

일단 숲으로 들어가면 더 이상 모자가 필요 없을 정도로 나무가 빼곡해 더위를 느낄 틈도 없다. 반도의 등뼈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것도 의미 있는데 개줄 같은 핸드폰도 이곳에는 무용지물이라니 괜히 통쾌하다.

 

 

 비탈길로 조금 내려가면 고목나무샘을 만나게 된다. 1평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샘 한 귀퉁이에는 ‘한강의 발원지’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이 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다시 검룡소 바위에서 솟아나 임계를 거쳐 정선과 영월, 제천, 단양, 충주, 원주, 여주, 양평, 팔당, 김포를 거쳐 514km의 긴 항해를 마치고 서해에서 그 생을 마치게 된다. 거대한 한강의 출발지가 이 조그만 샘물이라고 생각하니 엄마 뱃속의 태아처럼 보여 신비감마져 불러일으킨다.

졸졸 흐르는 물을 컵에 고이 담고, 성배에 담겨진 성수처럼 거룩하게 마셔본다. 태고의 신비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와 내 몸으로 스멀스멀 퍼진다. 주변을 살펴보니 포탄에 맞은 것처럼 움푹 패여 있었다.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지반이 약해져 땅이 꺼진 것이다. 제법 무게가 나가는 나는 조심스레 약수터를 벗어났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되고 싶지 않거든.....

 

고들빼기. 달갈모양의 꽃봉오리가 이렇게 예쁜 꽃을 만들어낸다. 어린잎으로 고들빼기 김치를 만들어 먹는다.

쥐손이풀

 두메잔대. 처음엔 금강초롱인줄 알았는데...잔대라고 한다. 꽃이 피면서 잎은 사라진다고 한다. 연한 보라색이 어찌나 청순한지.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생으로 먹거나 해독제로 쓴다.

두뫼잔대

 

잔대

 

 참취.

꿩의다리

 여우오줌

 

 단풍취

  하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 덕분일까. 이글거리는 태양도 이 숲 앞에는 여지없이 나가떨어진다. 다래와 머루 등 넝쿨식물도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하늘을 찌를 듯한 활엽수와 어린아이 몸뚱이만한 관중은 마치 쥐라기 공원에 들어온 착각에 빠진다. 오랜 세월 동안 낙엽이 떨어져 쌓인 부엽토 길은 질 좋은 카페트였다. 신발을 내던지고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이 마구 인다. 새콤한 산딸기 한 알을 입에 넣었더니 새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피나물

 피나물 수술

 

활엽수림만 빼곡한 것이 아니다. 쭉쭉 뻗은 낙엽송 군락이 여행자의 발목을 잡는다. 한 시간여 숲터널을 벗어나면 인진쑥으로 뒤덮인 초원지대가 나온다. 얼굴만한 크기의 어수리 군락이 비행접시처럼 둥둥 떠다닌다. 향기 짙은 쑥내음이 코끝을 후벼 판다.

 

천연 허브밭이 있는 곳이 바로 태백의 안창죽마을에서 정선의 백전마을로 넘어가는 분주령이다. 태백에서 정선으로 넘어가면서 우리 선조들은 허기와 외로움에 지쳐 정선아리랑을 불러 제켰는지도 모를 일이다.


분주령에서 검룡소로 내려오는 등산로에는  짚신나물 군락지가 있다.

푹산한 부엽토길. 쭉쭉 뻗은 낙엽송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원시림이다.

개미취. 높은 산 습지에서 자라는 개미취. 벌개미취보다 꽃잎이 자유분방하다.

 

개미취

 개미취꽃밭을 거닐며

벌개미취 군락지

구릿대 꽃길을 지나며~원시림중에 원시림

  분주령에서 직진을 하면 또 하나의 꽃천국 대덕산이 나온다. 다음 산행코스로 찜을 해두고 아쉬움은 분주령에 묻어 두고 하산길에 나선다. 간신히 몸하나 빠져나길 수 있는 좁은 길이다. 살갗에 닿은 풀의 느낌이 좋다. 내려 갈수록 물은 보이지 않고 물소리만 커진다. 지하로 흐른 물이 바위틈에서 솟아난 것이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물이 차가워 10초 이상 손을 담그기 힘들 정도다.


개울을 건너 검룡소 들어가는 숲길 초입은 늘씬한 나무가 도열하고 있다.

 꽃빛승마가 있는 낙엽송길. 검룡소 가는 길에 피어있다.

 검룡소는 울창한 숲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 지름 5m 정도의 조그만 웅덩이에서 하루 2천 톤의 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잔잔한 샘처럼 보이는데  아래쪽으로 쏟아지는 수량은 실로 대단하다.이 물은 금대봉의 고목나무샘, 제당굼샘, 물골의 물구녕, 예터굼의 굴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모여 다시 솟아난 것이다.

1987년 국립지리원이 공인한 한강의 발원지로  이 물줄기가 514km의 긴 여행을 하면서 서해로 빠져들게 된다.

 4계절 수온이 항상 9도를 유지하는 물은 마른 적이 없으며  한국의 100대 명수로 선정될 정도로 물맛이 좋다. 지하에서 솟아난 물은 한강의 발원지답게 용트림 폭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서해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와 연못에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 친 흔적이라고 한다. 힘센 물줄기와 바위에 붙어 있는 초록 이끼가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검룡소가는 길에서 만난 개망초군락지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안내석

 

*태백의 맛집-너와집

 

 태백시청 부근에 있는 한정식집 너와집. 아파트촌 사이에 120년된 너와집이 자리하고 있다.태백시 백산의 큰 번지골 산속에 있는 집을 해체하여 옮겨온 것으로 현존하는 너와집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보존상태가 뛰어나다.

 가운데 엄청 큰 대청마루를 기준으로 5칸의 방이 둘러있다. 천장에 구멍이 뚫려 있어 별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문 입구 오른쪽은 외양간과 소여물통이 있어 소와 함께 살아간다. 외양간 2층은 다락으로 운치가 있다.

 특이한 것이 고콜이라고 불리는 벽난로다. 산속에 있기에 창문이 작아서 방이 어둡기에 저 난로에 송진묻힌 관솔을 피어 불을 밝히게 된다. 전등역할과 난로역할을 동시에.... 연기가 위로 빠지도록 공간을 위해 모서리에 배치한 것이 특이하다.

 

 내가 본 너와집 중에서는 가장 크고 보존상태가 뛰어나다.

 

 

한정식이 무려 1만 7천원. 이중에서 7천원은 집구경 한걸로 치면 마음이 편하다. 어쨌든 더덕구이, 각종 나물과 짱아찌 등 강원도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너와정식 17,000원, 너와정식(돌솥밥 20,000), 너와정식(돌솥밥, 갈비찜 25,000원)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정 100곳에 선정되었다. 033-553-4669

 

 

 

* 분주령정보

 

분주령은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끊이지 않는다. 식물도감을 펼쳐 놓고 꽃을 관찰하면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두문동재에서 검룡소까지 넉넉잡고 3시간 30분이 걸리며 그리 힘든코스는 아니다.

 

단체버스로 왔을 경우 두문동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검룡소로 하산하면 된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차를 두문동재에 주차하고 고목나무 샘까지 다녀오면 좋다.(왕복 1시간 30분) 아니면 검룡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검룡소-분주령-대덕산-검룡소 꽃기행도 권할만한다.

 

 

 

여행정보(지역번호 033)

 

찾아가는길/ 

서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38번국도-영월-석항-증산-사북-고한-두문동재 (3시간 소요)

 

음식/

실비식당(황지동 소고기 552-2063),초가(문곡소도동 한식 581-4114),마당쇠닭갈비(닭요리 황지동 553-3636),태백순두부식당(순두부 553-8484)

 

숙박/메르디앙호텔(삼수동 553-1266), 스카이 호텔(문곡소도동 552-9977), 트윈스모텔(삼수동 553-8080), 대우모텔(삼수동 552-3133)

 

 

주변명소

 

만항재(해발 1,330m로 우리 나라지방도 중 최고 높은 도로이며 함백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좋다.), 구문소(고생대 지질탐방로와 화석 수목 전시실을 갖추고 있어 자연의 신비체험과 학습장소로 좋다.), 용연동굴(동굴산호, 종유석, 석순, 유석등이 많고 길이 130m의 대형광장을 갖추고 있다.), 추전역(해발 855m에 위치한 추전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역이다. 인근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정암터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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